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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것들의 속담] 제2화: 내 도끼가 내 발등을 찍을 때 (feat. 뒤통수 방호모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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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면서 뜻밖의 배신을 당하거나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속담 중 하나죠?

바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입니다.


#이 속담, 대체 어디서 나온 걸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의 유래는 옛 농경 사회의 아주 직관적인 생활 경험에서 나왔어요.

나무를 패기 전, 날이 잘 서 있는지 손잡이는 튼튼한지 철저히 점검하고 길들였던 '내가 가장 잘 아는 도끼'. 하지만 막상 장작을 패는 순간, 손이 미끄러지거나 자루가 빠지면서 전혀 예상치 못하게 내 발등을 찍어버리는 사고가 발생하곤 했죠.

우리 선조들은 이처럼 '잘 될 거라고 의심치 않았던 도끼(믿었던 대상)'가 도리어 나에게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역설적인 상황을 비유하기 시작했어요.

#요즘 식으로 번역한다면?

원래는 내 방심에 대한 경고였지만, 요즘 세대들의 언어로 이 속담을 바꿔보면 딱 떨어지는 개념들이 있어요.


-통수 (뒤통수 치기): 내가 가장 온전히 신뢰하고 마음을 열었던 상대가, 결정적인 순간에 나의 약점이나 공을 이용해 뒤통수를 치는 행위.


-가스라이팅: "난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라며 친분과 신뢰를 담보로 상대를 안심시킨 뒤, 뒤에서는 본인의 이득을 챙기는 지능적인 배신.

옛날 어른들이 쓰던 오랜 속담인데, 알고 보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태 속 '신뢰의 역설'과 어쩜 이렇게 찰떡같이 맞아떨어지는지 모르겠어요.

#한국 사회에서 이 속담이 유독 뼈 아픈 이유

사실 유독 한국 사회에서 이 속담이 가슴 깊이 콕 박히는 데는 이유가 있어요. 우리는 태생적으로 '정(情)'과 '관계'의 끈끈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 속에 살아가니까요.


"우리가 남이가", "내가 너 하나 믿는다"라며 신뢰를 쌓고 마음의 빗장을 완전히 풀어버리는 일이 많다 보니, 그 무방비해진 상태에서 당하는 배신과 실망의 타격은 몇 배로 더 뼈아프게 다가오는 것이죠.

#도끼는 죄가 없다, 방심한 내가 죄일까?

뉴스나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평소에 청렴하고 완벽하다고 믿었던 인물이나 친했던 관계가 뒤에서 딴주머니를 차고 있었던 정황이 드러날 때가 많아요.

"내가 어떻게 믿었는데..."라는 배신감과 함께 찾아오는 허탈함. 남이 친 사고보다 내가 신뢰를 보냈던 대상의 변심이 주는 충격이 훨씬 더 크기에, 사람들은 한동안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됩니다.

#마무리

내 사람을 온전히 믿고 의지하는 마음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아무리 익숙하고 손에 익은 도끼라도 패는 순간에는 늘 주의를 기울여야 하듯, 무조건적인 방심은 경계해야 한다는 삶의 지혜를 전해줍니다.

오랜 세월 살아남은 속담 속에는 그 시절의 지혜뿐만 아니라, 인간이 수백 년이 지나도 쉽게 고치지 못하는 '믿음과 배신 사이의 씁쓸한 본성'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아요.